이응커플의 제주도 ♥︎ :: 제주도 야간 명소 ‘라이트 아트 페스타 (LAF)’

​

---

식당뿐 아니라 거의 모든 곳이 문 닫는 시간이 이른 제주도. 그런 제주도에 하나 둘 씩 야간 명소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소식이 아닐 수가 없는데요. 그 중 저희는 이번에 ‘라이트 아트 페스타’ 즉 ‘라프(LAF)’에 다녀왔습니다. ​

라프는 빛을 매개로 한 세계적인 예술작품들을 자연과 함께 선보이는 아트 페스티벌인데요. 오전부터 오픈을 하지만 말 그대로 ‘빛’을 주제로 하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밤에 방문하십니다. ​

그렇다보니 주간 입장료보다 야간 입장료가 더 비쌉니다. 저희가 간 야간을 기준으로 성인 1인 입장료는 18,000원으로 매우 비싼편인데요. 제가 꼭 가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페스티벌이 비싼 입장료 값에 부흥하길 기대하며 들어가봤습니다. ​

일단 라프는 주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주차장이 컸고 주차를 하고 티켓을 끊으러 갔는데 티켓부스는 매우 귀여운 노란 컨테이너 박스였습니다. 저희가 간 시간대에도 티켓을 사고 계신 분들이 꽤 많았고 그 분들을 기다려 저희도 티켓을 교환 할 수 있었습니다. (라프의 입장권은 네이버에서 구매를 해 정가보다는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티켓을 교환하고 바로 옆 건물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건물 안에서는 페스티벌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볼 수 있었고 기념품샵이 함께 있었습니다. ​

본격적으로 관람을 하는 것은 이 건물을 나간 뒤부터였는데요. 곳곳에 밝히고 있는 빛들이 참 예뻤습니다. 라프에는 짚라인(짚라인은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었고 조금 이른 시간에 온다면 푸드트럭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모두 문을 닫은 후라 아쉬웠습니다. ​

​

​

​

​

빛을 따라 가다보니 제일 먼저 발걸음이 닿은 곳은 ‘동굴카페 다희연’이었습니다. 동굴카페는 매우 잘 꾸며져있었고 처음 보는 광경에 무척이나 신기했습니다. 그 곳에서 커피를 즐기는 분들도 보았지만 저희는 구경만 한 뒤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

동굴카페 밖에는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는 공연장도 커다랗게 마련되어 있었지만 공연을 하고 있지 않아 오히려 큰 공간이 더 공허해 보였습니다. ​(공연을 하는 시간대가 따로 정해져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

관람은 관람로에 따라 꽂혀있는 노란 화살표를따라 이동을하면 편한데 사실상 생각보다 많이 어두운 탓에 화살표를 따라 가는 것 조차 조금 힘들었습니다. 이렇듯 빛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른 빛들은 일제히 차단되어 있어 저희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조금 음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순간 사진을 잘 못 찍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거미’입니다. 저는 조금 심할 정도로 ‘아라크노포비아(거미 공포증)’을 가진 사람인데 열심히 사진을 찍다보니 어딜가나 작품마다 거미줄과 거미가 많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멀찌감치 떨어져 작품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6만평이나 된다는 공간을 생각보다 빨리 돌아보게 되었는데요. ​

​

​

​

​

​

​

그 중 제가 라프에 오기전부터 신기하게 생각했던 작품이 있었는데 바로 이 페트병 조명입니다. 작품을 보러오기 전에는 이 조명이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알지 못했었는데 이 조명은 빈 페트병을 활용한 빛 작품이었습니다. 이 곳에는 노래도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신기함과 멋짐도 잠시 그 곳게 계속 있다보니 오히려 저희는 조금 음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

그래서 그 곳에서 벗어나 길을 가다 만난 다른 작품은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저희 눈엔 그저 예쁜 모기장, 예쁜 봉봉(방방) 정도로 보여 우리의 교양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씁쓸했습니다. ​

​

​

그 작품을 지나니 제가 제일 기대한 작품이 보였습니다. 라프에 있던 작품들 중 제일 인상 깊었던 작품 또한 단연 바로 이 브루스 먼로의 작품 ‘오름’이었습니다. 제가 라프에 가장 가보고 싶었던 이유였던 이 작품은 라이프 아트 페스타의 대표 작품인데요. 넓게 펼쳐진 대지에 바람개비 모양으로 제작된 수만개의 조명이 아름답게 펼쳐진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조명은 저녁 7시 30분쯤 불이 켜진다고 하는데요. 한 번에 조명이 모두 들어오기 때문에 그 장관을 보기 위해 조명이 켜지는 시간에 일부러 맞춰 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저희는 켜지는 조명은 보지 못했지만 켜져있는 조명만으로도 너무 멋진 장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

​

​

​

​

이 작품은 옆에 마련된 전망대로 올라가면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전망대는 2층인가 3층이었는데 제일 꼭대기 층 보다는 중간 층 정도가 제일 예쁘게 작품을 관람 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에 감동을 받았지만 이대로 끝나기엔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이 들 때쯤 관람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두침침한 곳에 두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반사형 이색 유리입니다. 이 작품은 낮에는 하늘에 따라 변한다고하는데 저희가 간 밤에는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조명이 다른 색으로 반응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밟는 부분에따라 조명색이 변하니 꽤 재미있었고 어린이들도 좋아 할 것 같았습니다. ​

그 작품 바로 옆쪽에는 호수에 외로이 떠있는 오두막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곳이 특히나 더 어두워 조금은 쓸쓸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두막 문양과 호수에 비친 오두막은 매우 멋있었습니다. ​

그렇게 모두 돌아본 라이트 아트 페스타는 작품들이 꽤 멋있고 볼거리가 많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는 넓은 대지에 비해 조금은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연 친화적인 것도 좋지만 정말 작품에 가득 쳐진 거미줄은 아라크노포비아를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관람로 표시가 어두운 장소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았고 너무 띄엄띄엄 있어 조금 헤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만 조금 더 보완하고 입장료가 조금만 저렴하다면 야간 명소로 매우 유명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제주도 야간 명소로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

이 라이트 아트 페스타는 2018년 10월 말까지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제가 이렇게 기간이 지난 페스티벌의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11월부터는 조금 변경된 빛 전시회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름은 '라이트 아트 플레쉬'로 바뀌었고 빛 작품의 종류가 더 추가 된 것 같습니다. 단, 저희가 방문했을때도 저녁에는 쌀쌀해 둘러보기 힘들었기에 겨울에 가시는 분들은 단단히 갖춰입고 방문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