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동반 제주도 여행 :: 금능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 성이시돌목장, 제주도왕따나무

제주도 여행 셋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너무 좋은 사장님 덕분에 마레카 펜션에서 떠나는 것이 아쉬웠지만 다음에 꼭 곰이와 함께 또 오기로 하고 체크아웃을 하며 셋째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펜션 바로 근처에 금능해수욕장과 협재해수욕장이 있는데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먼저 '금능으뜸해변'을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에 나섰더니 엄청 큰 주차장에 주차된 차가 손에 꼽을 정도로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금능으뜸해변이 좋았던 이유는 한쪽으로 야자수가 쫙 펼쳐진 야자수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서였습니다. 해변 구경에 앞서 야자수 산책로를 따라 아침 산책을 잠깐 하였습니다. 금능으뜸해변은 전날 들렀던 곽지과물해변보다 물이 더 에메랄드 빛이었습니다. 원래는 잠깐 들렀다 가려 했지만 생각보다 더 예뻤던 바다색 때문에 사진 찍으며 꽤 오랜시간을 이 해수욕장에서 보냈습니다. 금능해변을 보고 바다의 매력에 푹 빠져 협재해수욕장도 바로 근처에 있다고 하니 협재해변도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금능해수욕장에서 차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곳에 '협재해수욕장'이 있었습니다. 주차를 하고 협재해수욕장쪽으로 가니 해수욕장의 마스코트 해녀 인어동상이 보였습니다. 협재해수욕장도 금능해수욕장 정도로 바닷물이 맑디맑은 에메랄드 빛이었습니다. 한 곳만 들릴까 했었는데 두 곳 다 들리길 잘 한 것 같습니다. 협재해수욕장 한켠에는 소원돌탑이 쌓아져 있는 곳이 있었는데 저희도 그 곳에 소원을 빌고 돌을 올렸습니다. 바다만 보자면 둘 다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였지만 금능해수욕장보다 협재해수욕장이 조금 더 이뻤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금능해수욕장에는 야자수 산책로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다구경을 실컷하고 본격적으로 셋째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셀프웨딩촬영지로 유명한 테쉬폰이 있는 성이시돌목장과 그 근교에 있는 왕따나무에 가보았습니다. '성이시돌목장'에 도착하니 정말 허허벌판에 테쉬폰만 달랑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그 조그마한 테쉬폰에 사람들이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줄까지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비수기때도 이 정도인데 성수기때는 굳이 이 테쉬폰 하나만 보려고 무리해서 일정을 잡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온 김에 저희도 긴 줄에 합류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우유부단'이라는 유기농 우유로 만든 밀크티와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저희가 간 수요일은 휴무라 카페를 방문하지는 못했습니다. 

생각보다 허무했던 성이시돌목장을 뒤로하고 '왕따나무'를 보러 갔습니다. 왕따나무를 찾아가는길은 조금 어려웠는데 내비게이션을 찍고 알려주는대로 천천히 움직이며 둘러보니 바로 왕따나무가 보였습니다. 왕따나무는 사진에서 보던 것과 같이 정말 외롭게 혼자 서있었는데 그 풍경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볼 거라곤 홀로 서 있는 나무 한그루지만 왕따나무와 풍경은 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따나무로 건너기가 매우 힘들었는데 지금은 보수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갔을 당시에는 작고 곧 부러질 것 같은 흔들거리는 의자 하나가 건널목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운동신경이 좋으신 분 빼고는 혼자서 건너기는 힘들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서로 돕고 잡아주며 그렇게 건너갔습니다. 힘들게 건너왔지만 풍경이 너무 좋아 다 잊혀졌습니다. 저는 풍경에 감성적인 사람이라 너무 좋았는데 많은 볼거리를 원하시는 분 들이라면 성이시돌목장과 왕따나무는 굳이 계획에 어렵게 넣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