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여행 :: 달링하버 (Darling Harb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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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링하버(Darling Harbour)'는 말 그대로 '사랑스러운 항구(물가)'라는 뜻이기 때문에 항구쪽에 다다르지 않은 이 곳은 '달링쿼터(Darling Quarter)'라고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굶주린 배로 오래 걸어왔더니 언니와 저 모두 지쳐 있어 조금 거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쳐있는 상태에서 걸어와도 많이 먼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만큼 시드니 차이나타운에서 달링하버로 가는 길은 꽤나 가까웠습니다.

달링하버는 전체가 드넓은 공원같은 느낌이라 올 때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전 날 사촌동생과 함께 달링하버를 잠시 들렸을 때 지나갔던 커다란 스크린이 있는 곳에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특히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가족들이 많이 앉아 주말 저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달링하버에서의 어린이들이 즐길거리가 많은 곳을 지나쳐 가다보면 중앙에 달링하버가 나옵니다. '사랑스런 항구'라는 이름이 아무리 들어도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달링하버에서 저희는 저녁 식사를 하고 항구에 앉아 매주 토요일 9시에 하는 달링하버 불꽃놀이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저녁식사 메뉴로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약간 꺼림칙하긴 했지만 호주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할 '캥거루 스테이크'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그 곳에서 즉흥적으로 검색을 해 제일 유명하다는 'The Meat&Wine Co'로 갔습니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자 웨이팅 시간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희는 밥을 먹다말고 나와서 불꽃놀이를 봐야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 곳을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급하게 다른 곳으로 알아봐야 했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지만 달링하버 중앙에 갑자기 사람들이 북적거려 가보니 비보잉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금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시간만 많다면 비보잉 구경도 흥미로울 것 같았지만 저희는 잠깐 구경을 하다 다른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어느 곳이든 사람들이 많았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저희가 선택한 레스토랑은 '아임 앵거스(I'm Angus)'라는 곳이었습니다. 이 곳에도 물론 웨이팅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라고 했지만 어느 곳을 가나 다 똑같을 것 같아서 햄버거를 테이크 아웃해서 먹고 불꽃놀이를 즐길까 하다가 그냥 이 곳에 대기했다가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웨이팅 시간이 꽤나 길었지만 이 곳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불꽃놀이를 거의 정 중앙에서 관람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혹시나 먹다가 불꽃놀이가 진행된다고 해도 잠깐 앞 쪽으로만 나가서 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아임앵거스에는 메뉴가 정말 많았지만 저희는 미리 메뉴를 정해놓았고 대기명단에 저희 이름을 말씀드리고 예상 시간까지 달링하버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달링하버를 둘러보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 달링하버에 위치한 '아이맥스(IMAX)'를 가게되었습니다. 시드니 아이맥스는 세계에서 제일 큰 아이맥스 영화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관 안은 텅텅 비어있었고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좋은 경치들과 데이트 할 곳이 많아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잘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사촌 동생에서 물어보니 아이맥스 영화관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원래 다들 잘 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이맥스에서 화장실을 갔다 나오니 어느새 해가 늬웃늬웃 저물고 있었습니다. 해가 질수록 달링하버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달링하버 중앙에서 펼쳐진 비보잉 공연이 아직도 진행중이라 아까 잘 보지 못했기에 잠깐 구경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많이 졌습니다. 이 때가 아마 저녁 8시~8시30분쯤 되었을 때 였는데, 시드니에 있는 내내 비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항상 8시가 다 되어서야 해가 졌기 때문에 시간감각도 무뎌지고 매우 신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늦게 흘러 가는 기분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해가 질수록 달링하버에는 한껏 멋을 부린 언니들이 가득했는데 완전 뾰족한 킬 힐을 신고 딱 붙는 파티 드레스를 입은 언니들이 달링하버를 가득 채우자 영화를 보는 듯이 멋있었습니다.

북적거리는 육지와는 다르게 달링하버는 고요하고 잠잠했고, 해가 진 뒤 조명이 하나 둘 씩 켜질수록 더욱 멋진 달링하버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이쯤 되니 대충 달링하버도 모두 둘러 본 것 같고 혹시나 우리 예약이 밀릴까 싶어 미리 예약해둔 레스토랑 앞에 가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웨이팅 넘버를 체크하던 직원언니가 너무 이뻐 한참을 보다보니 금방 저희 차례가 되어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운좋게 테라스 자리로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테라스 자리로 배정받은 덕분에 식사를 하며 편하게 앉아 달링하버 불꽃놀이를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