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여행 :: 모리셋(MORISSET)/시드니 캥거루 / 야생 캥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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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컨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제일 기대했던 야생 캥거루를 만날 수 있는 곳 '모리셋(MORISSET)'에 왔습니다. 차에 내리자마자 캥거루 한마리에 반겨주었습니다. 실제로 처음 본 캥거루는 꼬리힘으로 걸어다닌 것이 신기했고 그 힘을 보니 조금 무서웠지만 너무너무 만지고 싶을만큼 귀엽게 생겼었습니다.

모리셋은 이렇게 드넓은 잔디에 매우 많은 수의 캥거루를 직접 보고 만지며 먹이도 줄 수 있는 곳입니다.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먹이는 직접 사오거나 싸와야 하는데 캥거루는 주로사과나 당근을 먹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야생 그대로의 캥거루이기 때문에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따로 없다보니 요즘은 사람들이 빵같이 사람들이 먹는 음식들을 많이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건 캥거루 몸에 좋지 않으니 사과나 당근같은 캥거루의 주식만 준비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네요. 또한 사람들이 그렇게 계속 먹으면 안되는 음식들을 많이 주다보니 캥거루들이 맛있는 것만 찾고 사과나 당근은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저희는 사과와 당근만 챙겨 갔었는데 아쉬울때만 잠깐 와서 깨작깨작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과와 당근을 들고 있으니 많은 아이들이 관심있게 다가와 냄새를 맡고 그냥 가버렸는데 한 마리가 밀당을 하다 결국 제가 들고 있는 음식을 먹어줬습니다. 처음 가까이서 보고 만져본 캥거루는 너무너무 순하더라구요.

음식을 들고있으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음식을 받아먹는데 그러다 제 손을 같이 잡고 먹을때는 발톱이 억세 조금 아팠습니다. (하지만 참을만한 정도이니 놀래지 마세요. 캥거루들도 함께 놀랍니다.) 한번씩 음식을 가져가 자기네들이 잡고 먹을 때도 있는데 그 모습도 너무 귀여웠습니다. 바나나를 먹고 있던 아이를 발견했는데 바나나를 먹다가 당근을 주니 단 맛이 덜한 탓인지 당근을 먹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특히 당근보다는 아무래도 사과를 더 잘 먹는 경향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여러 아이들이 먼저 다가왔고 여러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갔습니다.

그러다 발에 큰 상처가 생긴 아이를 발견했는데 상처 부위가 많이 아픈지 먹이도 누워서 먹더라구요. 그래서 걱정했는데 나중에 보니 매우 잘 뛰어 다니길래 괜한 걱정을 했나 싶었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는 모습도 귀엽고 뛰어다는 모습도 귀여운 캥거루들이 눈을 돌리면 계속해서 보일 정도로 캥거루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먹이를 주며 캥거루들과 놀다보니 어느순간 캥거루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곳을 지나 다른 포인트로 이동했습니다.

다들 그쪽으로 이동한건지 이 곳에도 매우 많은 캥거루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드넓은 잔디밭에 캥거루가 자연스럽게 뛰어 놀며 사는 것도 참 축복받은 일 같았습니다.

한쪽편에 외국인 한 분이 기타를 치고 계셨는데 음악이라도 감상하듯 캥거루 한마리가 옆에 와서 가만히 듣고 서 있는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이 곳에서의 캥거루들은 누워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개든 고양이든 캥거루든 기분 좋은 표현은 다들 똑같은 것 같았습니다. 기분이 좋은지 잔디밭에 누워 등을 대고 뒹굴뒹굴 하더라구요.

그렇게 평화로운 오후가 지나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갱거루 갱스터가 나타났습니다. 갑자기 어떤 분이 장봐온 물건을 뺏었습니다. 저 분이 다시 뺏으려고 하니까 갑자기 사람한테도 발차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대로 저 캥거루에게 물건이 넘어갔습니다. 그 물건들 중에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잔뜩 들어있었는데 그 중 샌드위치를 먹으려고해서 뺏으려고 하면 계속 발길질을 했습니다. 캥거루는 엄청 순하지만 화가나면 정말 무섭더라구요. 조심하세요.

당근을 좋아하는 아이를 발견해 당근을 주고 있었는데 다른 한마리가 와서 탐내기 시작했습니다. 한 입씩 나눠서 챙겨주고 있는 모습이 다정하고 평화로워보였지만 곧이어 둘이서 싸우기 시작하더라구요. 캥거루 싸움을 눈앞에서 보다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당근으로 달래니 말을 듣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당근이고 뭐고 자기네들끼리 싸우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싸우는 모습이 꽤나 웃기고 사진으로 보면 꼭 껴안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저 다리, 꼬리에 한번 맞으면 그대로 기절 할 것 같았습니다.

다시 제가 호주 시드니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려보고 싶은 야생 캥거루 마을 '모리셋'이었습니다. 모리셋은 아무래도 투어로 따로 있는 것을 본적이 없고 시드니에서는 꽤 떨어진 외곽지역이기 때문에 자동차가 있지 않은 이상 개인적으로 방문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차 있는 친구를 만들어 함께 갔다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모리셋을 떠나려고 챙겨왔던 음식들 중 남은 음식을 버리려고 쓰레기통으로 갔는데 쓰레기통 옆 쪽으로 구멍을 만들어 작은 새들이 배고플 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논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나 자연 친화적인 호주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모리셋 안녕! 다음에 꼭 또 올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