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톡 :: 블라디보스톡 맛집 ‘수프라(Supra, Супра)’, 블라디보스톡 카페 ‘미디야커피(Midiya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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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오픈 시간인 수프라는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한 블라디보스톡 맛집입니다. ​수프라는 사전 예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유명한만큼 웨이팅이 심한 레스토랑 중 한 곳 입니다. 그래서 오픈 하기 전인 오전 11시 이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 시간에 방문을 하게 되면 1~2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수프라를 제일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

저희는 오전 10시 30분 정도부터 기다리기 시작하였고 저희 뒤로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더니 11시 30분쯤부터는 기다리는 사람의 줄이 매우 길었습니다. 하지만 수프라 오픈 시간을 기다리면서 알게 된 것은 현지 사람들은 줄을 서는 개념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길게 늘어진 줄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1시간 30분 동안 기다린 저희가 어의 없을 정도로 가게가 오픈하자 매우 자연스러운 새치기로 다들 먼저 들어가셨습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전혀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뭐라 할 수도 없었습니다. 수프라는 12시 정각에 오픈을 했고 오픈을 하며 직원분들이 모두 나와 밖에서 커다란 노래소리에 맞춰 몸을 풀었습니다. ​

구경하는 몇몇 손님들을 데리고 나가 함께 하는 모습이 유쾌하고 좋았습니다. 그렇게 몸풀기가 끝나면 차례대로 레스토랑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희는 테라스쪽 자리로 안내 받았습니다. 직원분들은 모두가 활기차고 웃음이 넘쳤고 “내 친구(My friend)~)”라는 말로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저희는 담당 서버에게 하차푸리와 뼈있는 양고기 샤슬릭를 주문했고 매운 힝깔리, 튀긴 힝깔리, 새우 힝깔리를 각각 2개씩 총 6개를 주문했습니다. 양고기 샤슬릭에는 사이드를 추가 할 수 있다며 서비스로 해줄테니 고르라고 하여 추천을 받아 감자 튀김으로 했습니다. ​

제일 먼저 하차푸리가 나왔습니다. 하차푸리(ხაჭაპური)는 조지아의 빵 요리로 빵 안에 치즈가 가득 들어있고 계란 노른자가 들어가있는데 이 것을 잘 섞은 뒤 빵과 함께 먹는 음식입니다. 짭짤한 치즈가 빵과 매우 잘 어울렸으나 계속 먹다보니 조금 느끼했습니다. ​

그리고 튀긴 힝깔리를 선두로 주문했던 여러가지 힝깔리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모두 별로였습니다. 그나마 튀긴 힝깔리는 괜찮았으나 매운 힝깔리와 새우 힝깔리는 식은 뒤에 먹어서 그런지 고수의 향이 너무 강했고 특히 새우 힝깔리는 우유와 섞은듯한 느끼한 맛에 한입도 겨우 먹었습니다. ​

그리고 제일 기대했던 양고기 샤슬릭이 나왔습니다. 원래도 양고기를 즐겨 먹는터라 양고기 샤슬릭은 훈제향이 가득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질기지도 않고 같이 제공된 소스도 맛있었습니다. 서비스로 넣어준 사이드 프렌치 프라이는 소스를 찍지 않아도 맛있을만큼 간이 잘 베여있었습니다. ​

음식을 먹는 중에도 한 직원분이 커다란 가발을 들고와 씌워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듯 흥미로운 퍼포먼스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웃으며 배를 채울 수 있던 수프라의 힝깔리는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다른 음식들은 모두 맛있었습니다. 두 명이서 갈 경우 하차푸리와 샤슬릭을 주문한다면 힝깔리는 개인당 하나씩만 하셔도 양이 충분 하실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음식을 다 먹고 계산할 때가 오자 계산서를 가져다 주던 저희 테이블 담당서버는 ‘다른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많던 웃음기도 없어지고 무뚝뚝 그 자체였습니다. 계산 전과 계산 후의 직원의 상반된 태도에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

또한 수프라는 계산서에 팁을 무조건 적어서 계산서를 가져다 줍니다. 팁을 거의 강제적으로 내야하는 기분이라 별로였지만 저희는 큰 단위의 화폐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 결국 자동적으로 팁까지 포함한 금액을 제외한 거스름돈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약간은 찝찝한 식사를 마치고 바로 옆 카페에 갔습니다. ​

카페 이름은 ‘mugul’이라고 적혀 있는데 한국인들에게는 ‘무굴’이라고도 알려져있지만 ‘미디야커피’, ‘midiya coffee’입니다. 미디야커피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날 수 있는 유난히 홍대 스러운 카페였는데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유럽에서 새로운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카페입니다. ​

이 카페는 우주를 모티브로 하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음료의 이름과 카페 내부가 오묘한 느낌이 가득했습니다. 직원분들은 매우 친절했습니다. 이 곳도 항상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다행히 저희가 갔을때는 현지인 두 분 밖에 안 계셔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아이스 라떼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

블라디보스톡에는 얼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했는데 이 카페에서는 얼음 가득 담긴 라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했던게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유리컵 같은 투명한 컵에 나왔는데 컵은 전혀 뜨겁지 않았지만 커피는 뜨거웠습니다. 커피는 신맛이 나는 산미가 강한 커피였고 매우 연했습니다. 연한커피를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리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