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여행 :: 비 내리는 맨리(Manly), 맨리맛집 '미스츄', 노스헤드 전망대, 밀슨스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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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리 비치(Manly Beach)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맨리로 넘어갔습니다. 비 오는 날의 어둑한 맨리는 우중충 했지만 맨리 비치가 너무 보고 싶어 비치 근처에 잠시 주차를 해 놓고 맨리비치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비도 오고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아무도 없어 조금은 쓸쓸해보였습니다. 맨리에 들릴 때 마다 느꼈지만 시티에서 맨리까지만 와도 약간 한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날은 특히나 더 그랬습니다. 

한동안 말없이 비치를 구경했습니다. 멍하니 구경을 하는데 잠깐 그쳤던 비가 다시 오기 시작해 그제서야 자리를 옮겼습니다. 

# 맨리 맛집 '미스츄(Miss chu)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을 하다보니 호주 '멜번'에 가면 더 많다는 그래피티 벽화가 맨리에도 곳곳에 있었습니다. 

호주에서만 유일하게 '헝그리 잭스(Hungry Jack's)로 불린다는 버거킹도 지나치고 밤의 맨리 거리를 걸으며 저희는 시드니 맨리 맛집으로 유명한 베트남 쌀국수 가게 '미스츄(Miss chu)'에 갔습니다.

미스츄는 유명해 시드니 시티에도 있다고 하지만 저희는 맨리점으로 갔습니다. 가게에는 야외 테이블도 있었지만 저희가 갔을 때는 마감 시간이라 야외 테이블에는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게 한켠에 자리를 잡고 둘러보니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예뻤습니다. 

가게 구경을 하다보니 쌀국수는 금방 나왔고 너무 예쁘게 담겨져 나왔습니다. 사진만 찍고 바로 고수를 덜어낸 뒤 레몬을 뿌려 먹었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 쌀국수 킬러일 정도로 쌀국수를 좋아하지만 제 첫 쌀국수는 이 때였습니다. 처음 먹어 본 쌀국수가 너무 맛있어 저는 이 때 부터 쌀국수를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쌀국수를 맛있게 먹고 비도 점점 더 거세지고 바람도 많이 불어 서둘러 시티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 노스헤드(North head) 전망대

시티로 들어가는 길에 동생이 맨리쪽에 온 김에 데려가주겠다고 하며 간 곳은 바로 '노스헤드 전망대'였습니다. 노스헤드 전망대는 시드니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인데 여행 루트상 가보기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가 볼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노스헤드 전망대에 다와갈 때 쯤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알보고니 야생동물이 차가 지나가는데도 도로 한 중간에 버티고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동생이 돌맹이 같은건지 알고 그냥 가려가 가까이 와서 알아채고 바로 핸들을 틀어 다행이지 하머터면 큰일 날 뻔 한 사건이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내려보니 정말 차 바로 앞에 멈춰 서 있었습니다. 내려서 자세히 보니 그 야생동물은 '태즈매니아 데빌'이었습니다. 태즈매니아 데빌은 영국에서 건너온 이주자들이 '데빌(Devi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데 이름만 보면 난폭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태즈매니아 데빌은 놀라지도 않았는지 계속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괜찮은지 살펴보려 다가가니 그제서야 도망을 갔습니다. 노스헤드 전망대를 갈 때는 운이 좋으면 이 외에도 다른 야생 동물들을 많이 만나 볼 수가 있다고 합니다. 운이 좋아 야생 동물을 직접 눈 앞에서 볼 수 있었지만 저희처럼 밤에 전망대 구경을 가는 경우 조심 또 조심하여 운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노스헤드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반짝반짝 거리는 불빛들이 예뻤지만 안개 때문에 제대로 야경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안개 없는 날 오면 엄청 예쁘다고 하니 날이 좋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밀슨스 포인트(Milson's Point)

아쉽지만 노스헤드 전망대에서의 야경은 포기하고 아쉬운대로 시티에 들어가면서 꼭 보고 싶었던 '루나파크'를 들렀다 가기로 했습니다. 정확히 말해서는 루나파크를 갔다기 보다는 시드니에서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좋은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몇몇 포인트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밀슨스 포인트'를 갔습니다.

밀슨스포인트에서 보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는 너무 멋있었고 왜 사람들이 밀슨스 포인트를 가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정말 엽서 속 한 장면과 같았던 야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시드니에서 가장 좋았던 포인트뷰를 꼽으라면 아마 이 곳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멋진 경치에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비도 오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차 안에서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결국 이 멋진 풍경을 잊지 못해 다음날 혼자 이 곳까지 걸어와서 다시 한 번 보고 갔습니다. 야경을 보다 이제 정말 하루를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시드니에서의 둘쨋날 일정도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정말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 정도로 많이 돌아다녔지만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곳이기 때문에 한걸음이라도 더 걸으며 눈에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둘쨋날 일정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니 원래 같은 방에 묵던 외국인 두 분이 나가시고 새로운 분들이 들어오셨습니다. 그 중 한분이 한국인이라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렇게 저는 호주, 시드니에서 새로운 인연이 생겼습니다.

혼자하는 여행, 그 즐거움을 새삼 또 느끼게 해준 '타국에서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인연이 생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