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커플의 오키나와 ♥ :: 세나가지마섬, 우미카지테라스, 우미카지테라스 맛집 '키지무나', 오키나와 타코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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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오키나와월드에서는 맑다 못해 뜨거운 날씨였는데 새하얀 건물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우미카지테라스'로 갈수록 먹구름이 짙어졌습니다. 우미카지테라스는 세나가지마섬 안에 위치해 있고 하얀 상가들이 모여 있는 건물 단지로써 바로 앞에 에메랄드 빛을 띄고 있는 바다 덕분에 환상적인 뷰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돌담이 하나도 없는 해안도로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니 우미카지테라스가 보였습니다. 모든 차들이 도로 갓길에 주차를 해놨기에 저희도 도로 갓길 빈 자리에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를 하고 몇 걸음 계단을 올라가 뒤를 돌아보니 너무 이쁜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여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미카지테라스는 모든 가게가 화이트 톤을 띄고 있는 것이 포인트기 때문에 맑은 날 오면 매우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저희가 갔을때는 먹구름 뿐만 아니라 강풍도 불어 약간은 삭막한 느낌이 들었고 우중충해서 아쉬웠습니다. 저희가 이 곳에 온 목적은 한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곳에는 먹을 곳이 엄청 많아 따로 메뉴를 정해놓고 가진 않았으나 타코 라이스가 제일 유명하다고 해서 한 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타코라이스 가게도 찾을 겸 우미카지 테라스를 잠깐 둘러봤습니다.

바로 앞에 바다가 있기 때문에 보통 모든 음식점들이 테라스를 소유하고 있었고 테라스에서 보는 뷰가 좋기 때문에 날씨만 좋다면 테라스 자리가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둘러보다보니 타코 라이스 가게를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정신 없을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어 가게 이름도 보지 못한 채 메뉴판만 보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역시나 우미카지 테라스에서 최고 맛집답게 다른 가게들보다 현저히 손님이 많았습니다. 타코라이스 가게(키지무나)에도 역시나 테라스 자리가 있었지만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아무도 앉지 않았습니다. 

가게로 들어가 주문과 결제를 한 뒤 자리에 앉아 있으면 음식을 가져다 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저는 할라피뇨를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도 할라피뇨가 들어간 3번메뉴인 할라피뇨&갈릭 타코라이스, Spicy meat로 주문을 했고 형이는 13번 메뉴인 그릴치킨&갈릭 타코라이스, Curry meat로 주문을 했습니다. 사이드 메뉴로 피쉬앤 칩스와 콜라까지 같이 주문을 했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주문한 콜라와 3번이 적힌 Number tag를 주셨습니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나니 점점 해가 뜨기 시작했고 음식이 준비될 때까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 뒤에 온 사람들의 메뉴는 다 나오는데 저희 메뉴만 나오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피쉬앤칩스를 같이 시켜서 그런가 싶어서 기다려 보기로 하고 잠시 반짝 해가 뜬 틈을 타서 사진을 찍고 오기 위해 잠깐 혼자 밖에 나갔다 왔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우미카지테라스는 확실히 예뻤습니다.

사진을 찍고 다시 타코라이스집으로 들어가며 그제서야 타코라이스 가게의 이름이 '키지무나(Kijimuna)'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 것 같아 많이 돌아보진 못했고 앞 부분만 잠시 구경하다 돌아왔는데 그때까지도 음식이 준비되지 않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주방으로 가서 문의를 했더니 직원들은 놀고 있었고 이야기를 해보니 저희가 주문한 음식들이 주문 자체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화가 났지만 여행의 마지막을 이렇게 망치고 싶진 않아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다시 주문이 들어가고 약 10분 정도 후에 드디어 저희가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화가 났었지만 한 입 먹어본 타코라이스가 너무 맛있어 다 용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쉬앤칩스도 바삭하고 맛있었지만 타코라이스가 훨씬 맛있어서 한국에 오는 내내 저희끼리 타코라이스 이야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곳의 타코라이스가 맛있는건지 모든 타코라이스가 기본적으로 다 맛있는건지는 모르겠으나 '키지무나'는 저희 커플의 오키나와 최애 식당이 되었습니다. 주문 누락으로 밥이 늦게 나오는 바람이 우미카지테라스를 더 구경해 볼 시간은 없어져서 아쉬웠지만 그 아쉬움마저 용서되는 곳이었습니다. 렌트카회사는 이곳에서 나름 가까운 편이었지만 화장실만 잠깐 들린 뒤 바쁘게 움직여 렌트카를 반납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오키나와 타코라이스 맛집 '키지무나'는 여행을 다녀온지 1년이 넘은 지금도 저희 커플이 종종 먹고 싶다고 말하는  맛집이 되었습니다. 다음에 꼭 맑은날 더 예쁜 우미카지테라스를 보고 또 타코라이스를 먹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