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후쿠오카 여행 :: 유후인 료칸 '여명(레이메이)'

유후인 역 앞에서 료칸 '여명(레이메이)'의 송영 버스를 탔습니다. 유후인에 도착해 유후인 역 안에 있는 공중전화를 사용해 송영 버스 예약 시간을 5시로 잡았습니다. 송영 버스는 4시 50분쯤 도착한 것 같고 5시가 마지막 송영 버스 이용 시간이라 그런지 타는 사람이 많아 모든 사람이 한번에 이동 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더 기다리지 않고 첫 차에 탈 수 있었고 첫 차에 타지 못하신 분들은 이 차가 료칸에 들렀다가 다시 올 때까지 다시 기다려야 했습니다.

송영 버스를 타고 료칸으로 이동하며 조금 더 가까이서 본 유후다케가 너무 예뻤습니다. 차를 타고 약 30분 정도를 이동하니 료칸에 도착 했습니다. 저희가 료칸 '여명'을 선택한 첫번째 이유는 석식 및 조식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었고 두번째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료칸이라 한국인 직원이 대부분이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여행 내내 저한테 이야기 하는 것 말고는 입을 꾹 닫고 있던 엄마께서 한국인 직원분들을 보시더니 봇물 터지듯 이야기를 쏟아 냈습니다. 이렇듯 한국인이 운영하고 한국인 직원이 대다수라는 점이 이 료칸의 최대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료칸에 도착해 송영 버스에서 내리면 직원분들이 짐도 다 옮겨 주시고 체크인을 도와주십니다. 체크인을 할때 석식을 먹고 싶은 시간과 가족탕을 사용할 시간 예약을 도와주십니다. 그렇게 체크인을 끝내면 방까지 안내 해주며 짐을 옮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료칸 사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까지 해주신 후 가셨습니다. 직원분들이 모두 다 너무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저희는 202호 룸을 배정 받았고 202호는 2층 같지만 계단으로 올라가지 않고 계단 밑 왼쪽편으로 들어가 꽤 끝까지 들어가면 있는 방이었습니다.

저희가 묵은 방은 일본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다다미방이었고 방 전체는 사진에서 보이는 부분이 전부라고 보면 될 정도로 크다면 크고 아담하다면 아담한 적당한 크기였습니다.

 

하지만 하얀 격자무늬 문을 열면 화려한 뷰를 볼 수 있는 테라스가 나오는데 테라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멋졌지만 더욱 멋졌던 것은 조금 옆쪽을 바라보면 바로 앞에서 유후다케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휴식을 취하며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이 정도라니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테라스 한쪽에는 간단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세면대가 있었고 반대편 쪽에는 작은 냉장고가 하나 있었습니다. 또한 이 곳은 개인방에 딸린 샤워실은 따로 없고 (다른 방들은 잘 모르겠습니다.) 화장실은 있는데 화장실에는 오로지 변기만 있습니다. 어차피 샤워는 온천을 즐기면서 대욕장을 즐길 예정이라 저희에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준비되어 있던 다과상의 녹차와 주전부리도 맛있었고 방 곳곳에 료칸 안내가 적혀 있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료칸을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의 유카타를 입어 볼 수 있다는 점인데 료칸 '여명'에서는 유카타를 따로 고를 수는 없었고 준비되어 있는 유카타를 입을 수 있었습니다. 유카타는 다른 모양 없이 제일 기본적이고 아무 무늬가 없는 유카타였지만 처음 입어보는 유카타라 매우 신났습니다. 6시로 예약해둔 석식시간이 다 되어갔기 때문에 조금 먼저 나가 료칸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료칸을 둘러보다보니 프론트쪽 정수기가 눈에 띄었는데 룸에 따로 물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곳 정수기를 이용해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료칸을 둘러보다가 석식 시간이 다 되어 윗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으로 올라간 뒤 왼쪽편을 보면 석식과 다음날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나옵니다. 석식까지 배부르게 먹고 7시에 예약해둔 가족탕으로 갔습니다. 가족탕은 말 그대로 가족만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이고 이용시간은 50분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가족탕은 료칸 건물 밖에 위치해 있어 준비되어 있는 나막신을 신고 이동했습니다. 가족탕은 야외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너무 추웠지만 탕안의 물은 뜨거울 정도로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가족탕 안에서 온천을 하며 올려다 본 밤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 했습니다. 따뜻한 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모든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50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아쉽지만 몸을 씻을 겸 노천탕을 이용하기 위해 대욕장으로 갔습니다. 노천탕이 있는 대욕장은 료칸 건물 안 밑 층, 오른쪽편에 있었습니다.

대욕장에 들어가면 선반에 빈 바구니들이 여러개 있는데 바구니 하나에 개인 옷을 담아두고 안으로 들어가 노천탕을 즐기거나 씻고 나오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탕 보다 노천탕이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이용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더 예쁘고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노천탕까지 즐기고 깨끗히 씻고 방으로 올라오니 이부자리가 예쁘게 깔려져 있었습니다. '여명'의 이불은 매우 푹신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베개가 별로 푹신하지 않고 높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베개를 낮게 베고 자기 때문에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히터를 계속 틀어놓고 잤는데 히터 돌아가는 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조금 크게 들렸고 히터를 계속 틀고 잤는데도 불구하고 새벽에는 약간 서늘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단점 없이 장점만 많았던 료칸이라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료칸 '여명(레이메이)'는 가격대비 매우 추천하는 유후인 료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