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동반 제주도 여행 :: 성산일출봉, 광치기해변

저희 제주도 여행의 넷째날은 5박 6일간의 제주도 여행 중에서 제일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4시부터 눈 비비며 일어나 펜션에서 30분 정도가 걸리는 '성산일출봉'으로 갔습니다. 전날 저녁에 비가 조금씩 와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비는 그친 상태였습니다. 새벽부터 성산일출봉을 간 이유는 바로 성산일출봉에 올라가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성산일출봉을 가본 적은 많지만 일출을 본 적은 없기에 저 또한 기대가 되는 일정이었습니다. 성산일출봉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나니 시간은 새벽 5시 30분쯤이었습니다. 성산일출봉에 갔을 땐 항상 사람이 많고 주차할 곳을 찾는다고 힘들었는데 새벽에 도착한 성산일출봉은 한산하고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성산일출봉은 원래 성인 2,000원의 입장료가 있지만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오면 티켓부스가 오픈하기 전이라 무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성산일출봉의 티켓부스 오픈시간은 오전07:00~오후08:00까지입니다. 성산일출봉은 원래 애견입장이 금지되어 있기도 하고 등반을 하기엔 중형견인 곰이를 안고가기에는 힘들어 곰이는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새벽의 성산일출봉 등반은 조명이 하나도 없어 휴대폰 플래쉬를 키고 그 불빛에 의존해서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더 조심해서 올라가야했습니다. 조금씩 올라가면서 뒤돌아 내려다 본 제주도의 야경은 반짝반짝 매우 이뻤습니다.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걸린 시간은 약 30분 정도였습니다. 체력이 좋으신 분들은 더 빨리 등반이 가능 할 것 같습니다.  정상까지 도착할때까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는데 조금 앉아서 쉬다보니 제주도의 하늘이 약간씩 밝아왔습니다. 조금 쉬다가 해가 잘 보이도록 중간 자리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점점 해 뜨는 시간도 다가오고 해가 뜨는 것 같았는데 몇 분을 기다려도 하늘은 밝아졌지만 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날 비가 왔던 탓인지 구름에 가려 해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모두들 아쉬운 마음에 내려가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그래도 계속 기다리다보니 점점 더 하늘이 붉어져 사람들의 기대감도 함께 올랐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도 해가 보이지 않아 포기를 하고 마지막으로 일출봉 정상 인증샷을 찍고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내려가려고 했더니 갑자기 구름 사이로 해가 빼꼼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구름 때문에 완전히 동그란 해는 보지 못했지만 구름 사이로 해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늦게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구름 사이로 보이던 해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저희도 이만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성산 일출봉은 역시 내려가는길에 내려다 보이는 제주의 모습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일출을 보러 올라간 성산일출봉의 새벽 등반은 힘들었지만 힘든만큼 더 개운하고 뿌듯했습니다. 특히나 엄마와 함께해서 더욱 좋았던 성산일출봉의 일출이었습니다. 

저희는 내려와서도 여러장의 사진을 남기고 바로 아침을 먹으러 가려고 했으나 시간이 조금 남아 먼저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는 '광치기 해변'을 들리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곳인데 친구가 다녀온 사진을 보고 홀딱 반해 제주도 버킷리스트에 넣었던 곳이었습니다. 광치기해변은 성산일출봉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성산일출봉이 아닌 광치기해변에서 일출을 봐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었습니다. 일출을 본 뒤 바로 들른 곳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주차도 입구 근처 아무곳이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광치기해변은 해변 위의 지형이 신기하고 그 지형에 이끼가 파랗게 뒤덮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그 뒤로는 성산일출봉의 전경이 펼쳐져 있어 풍경이 매우 좋았습니다. 해변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아쉽지만 이런 신기한 지형때문에 엄청 매력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지형이 울퉁불퉁해서 삼각대를 놔두고 사진을 찍기도 힘들고 이끼가 많이 끼여있어 걸어다닐때도 많이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했지만 눈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멋진 곳이었습니다.  딱히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성산일출봉이 계획에 있다면 조금 틈내서 잠깐 들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쁜 사진들을 많이 찍을 수 있는 포토스팟이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하는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