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동반 제주도 여행 :: 섭지코지, 김녕성세기해변, 쪼끌락카페, 곱들락

우도에서 배를 타고 다시 제주도로 돌아왔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해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이며 올인 촬영지로 잘 알려진 '섭지코지'에 갔습니다. 섭지코지는 애견동반이 가능한 관광지인데 저희가 도착했을땐 꽤 많은 비가 내려 앞가방에 곰이를 넣고 같이 섭지코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섭지코지는 입장료를 따로 받지는 않지만 주차료를 차의 종류에 따라 1,000원~2,000원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섭지코지를 구경하며 비가 많이 와서 사진을 잘 찍지는 못했지만 그렇기에 온전히 관광에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섭지코지에는 과자 하우스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올인하우스때의 예쁜 성당(교회)의 모습이 훨씬 더 예쁘고 좋았습니다. 

올인 하우스도 지나쳐 등대로 가는길에 비가 오다 그쳤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등대 구경은 하고 돌아가야 할 것 같아 등대가 있는 전망대 위로 올라갔습니다. 등대쪽으로 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면 매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등대에 올라가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 수에 비해 공간이 너무 협소에 잠깐 구경하고 내려가야했습니다. 원래 항상 올라오던 길로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비도 조금씩 그치는 것 같아 반대쪽으로 내려가 섭지코지의 뒷쪽을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뒷쪽으로 가면 건물을 중심으로 되돌아 가는 길이 나올거라 생각하고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걸어 갔는데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다보니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희가 끝까지 걸어가서 도착한 곳은 제주 아쿠아리움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섭지코지로 돌아가는 길도 잃어버려 아쿠아리움 직원의 도움을 받아 겨우 다시 섭지코지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등대 뒷편 산책로를 구경하시는 분은 중간에 빠지는 길을 잘 체크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아쿠아리움 직원이 가르쳐준 길로 따라가니 30~40분만에 다시 섭지코지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산책으로 시작해 의도치 않은 운동으로 끝냈던 섭지코지였습니다.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 탓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쉬어가기로 한 장소는 저도 처음가보는 '김녕성세기해변'이었습니다. 

저희가 김녕성세기해변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해가 조금씩 저물고 있었습니다. 해가 저무는데도 불구하고 해변이 엄청난 에메랄드 빛을 뿜어내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저녁에도 이 정도로 맑은 에메랄드빛을 띄는 해변인데 밝은 시간대에 오면 얼마나 예쁜 해변일까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해변이었습니다. 이렇게 예쁜 해변이라 그런지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웨딩촬영을 하고 계셨습니다. 비가 오다 그쳤다를 반복하더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쌀쌀한 날씨를 피해 김녕해변 카페로 유명한 '쪼끌락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카페는 김녕성세기 해변을 따라 왼쪽편으로 걸어가면 끝쪽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쪼끌락카페는 애견동반카페가 아니라 곰이는 차에 잠시 재워두고 저희끼리 갔습니다. 쪼끌락카페는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더 작은 규모의 카페였고 작은 카페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란 조명이 너무 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쪼끌락'이란 '작은, 조그만'이라는 뜻의 제주도 사투리인데 카페의 분위기에 걸맞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이블은 7개 정도가 전부이고 작은 테라스도 있었습니다. 카페 한켠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구경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카페에서 유명한 '김녕라떼'와 '제주라떼'를 먹으려고 했지만 차가운음료로 밖에 제공이 안 되는 메뉴라 엄마는 그냥 따뜻한 라떼를 드시기로 하셨습니다. 저는 김녕라떼와 제주라떼를 고민하다 조금 더 유명한 김녕라떼를 주문했습니다. (김녕라떼는 파란 오렌지 시럽이 들어간 음료이고, 제주라떼는 초록색 녹차 시럽이 들어간 음료입니다.) 

음료는 금방 준비 되었습니다. 역시나 김녕라떼는 사진에서 보던 것과 같이 색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사실 저는 녹차를 좋아해 제주라떼를 더 먹어보고 싶었지만 파란 시럽의 색이 너무 이뻐 김녕라떼를 먹은건데 비쥬얼 하나만큼은 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렌지 시럽이라고 했던 파란시럽은 오렌지 맛은 나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냥 라떼도 아니었습니다. 맛은 그저 그랬지만 인스타 감성의 사진을 얻은걸로 만족했던 음료였습니다. 따뜻한 라떼는 고소해서 맛있었습니다. 카페의 영업시간은 오전10:00~오후19:00까지로 제주도 카페치고는 오래 하는 편이라 늦은 시간에 해변 산책을 하며 들리기 좋을 것 같습니다. 커피까지 마시고 배가 불렀지만 이 날 아니면 흑돼지를 맛보지 못할 것 같아 조금만 먹을지언정 흑돼지를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흑돼지를 먹기 위해 방문한 곳은 월정리 해변에 있는 '곱들락'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김녕성세기해변과 월정리 해변은 차로 10분정도의 거리라 금방 도착했습니다. 네비게이션을 찍고 도착했지만 가게가 보이지 않아 주차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주차장 근처 골목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곱들락 또한 애견동반은 불가하기에 곰이는 차에 재워두고 저희만 저녁을 먹으러 들어갔습니다. 곱들락에서의 원래 계획은 흑돼지 2인세트와 곱들락 볶음밥까지 먹는 것이었지만 볶음밥까지는 무리일 것 같아 흑돼지 2인세트만 주문했습니다. 고기가 나왔는데 고기가 매우 두툼했습니다. 고기가 나오면 처음에 눈 앞에서 고기 무게를 보여준 뒤 불판 온도를 재고 적정 온도가 되면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려 직접 구워주셨습니다. 

저희가 따로 굽지 않아도 되서 편했습니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갔는데도 엄마와 한점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다음번에 또 들러 오코노미야끼 스타일의 볶음밥인 곱들락 볶음밥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었습니다. 곱들락의 영업시간은 오전11:30~오후10:00까지이고 화요일이 휴무라고 하니 화요일만 피해서 방문한다면 맛있는 제주도 흑돼지를 맛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